옷을 못 입는 게 아니라, 내 몸을 몰랐던 거였어요.
옷장에 옷은 많은데 입고 나가면 늘 뭔가 어색했어요. 각지고 딱 떨어지는 셔츠·재킷만 고르면 답답하고 부해 보였는데, 왜 그런지는 저도 몰랐어요. 그냥 제가 옷을 못 입는 사람인 줄만 알았죠.
진단받고 나서야 제가 웨이브 체형이라는 걸 처음 알았어요. 부드럽게 흐르는 소재와 허리선을 살리는 실루엣이 왜 저한테 맞는지 하나하나 이유를 붙여서 설명해주시니까 그제서야 납득이 됐어요. 새로 산 것도 없이 원래 있던 옷 조합만 바꿨는데, 회사에서 요즘 뭐 했냐는 말을 들었어요.
이제는 옷 살 때 기준이 생겨서, 예뻐 보인다고 무작정 담았다가 실패하는 일이 없어졌어요.